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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에피소드~♪♬

일본에서 집 찾기-부동산 에피소드④ 지진이 얄미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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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11일

일본열도가 심하게 흔들리던 그날~

이번 동일본 대지진을 함께 격으신 분이라면 누구나 잊지 못 할 그날~

 

저도 마침 그 시간,,,

손님과 집을 보러 토부토죠센(東武東上線) 나리마스(成増)에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나리마스역 개찰구를 통과하는 그 순간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ㅋㅋㅋ,,ㅠㅠ

너무 무서웠습니다. ㅠㅠ

혼자 고립되는 순간이기도 했구요!! ㅠㅠ

지진이 좀 멈췄을때 역을 빠져나와 역 앞 버스터미널 앞에서 터지지도 않는 전화기들고 벌벌 떨던 그 순간은,,,

아마 제 평생에 절대 잊지 못할 순간이었습니다. ㅎㅎㅋ

 

이처럼 칸토(関東)지역 어디에 계시는 분이든, 모두들 잊지못할 순간을 가지고 있을겁니다.

 

손님이 가장 많은 시기인 3월!! 계약으로 정신없이 바빠야 하는데,,,

이땐 계약이 아니라,,, 해약으로 정신없이 바빴습니다. ㅠㅠ ^^;;

제 전화가 정신없이 울어대고,,, 나는 전화벨만 울려도 울렁증이 밀려오고,,,ㅋ;;;

지금은 웃으며 얘기하지만,,,

당시엔 저도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시기였답니다. ㅋㅋㅋ

(저도 사람인지라,,, 지진이 무섭고, 방사능이 겁나고, 피하고 싶고,,, 그랬습니다만, 일을 내팽겨 칠 수 없었죠!! ㅋㅋㅋ)

 

이처럼 모든분들이 힘겨워하던 시기,,,

제 손님중에는 지진의 충격이 너무 커, 마음의 병까지 생기신 분이 계십니다.

처음 겪어보는 경험이라 그 심적 충격이 엄청났나 봅니다.

그도 그럴것이 이분이 일본에 오신게 2월 17일!! 오신지 한달도 못채우고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3.11 지진이 나고, 그 다음 날 원전사고 소식이 들려오며,,, 강도가 쎈 여진은 밤 낮 가리지 않고 찾아 왔죠!!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 모두가 너나 할거 없이 모국으로 돌아가는 항공사 티켓 대란이 일어났고,,,

모두가 떠나고, 방사능 문제는 점점 심해지고,,,

 

지진 충격에서 마음을 다친 손님 L씨도 부모님의 독촉에 이것저것 생각할겨를없이 간단한 짐만 챙겨 한국으로 들어가셨답니다.

그리고, 한국 도착한 다음 날,,, 제게 메일 한통이 도착했습니다.

-------------------------------------------------------------------------------------------- (2011년 3월 17일 도착한 메일)

안녕하세요. 
XXXX 403호 OOO 입니다.
어제 그제 사무실로 전화했는데 안받으시던데..
괜찮으신가요?
저는 11일 지진이후 주말 견디다가 14일 월요일에 귀국했습니다.
가족들 성화에 옷만 챙겨서 왔는데
아무생각 없이 공항으로 그냥 간 바람에
재입국 허가도 안받고 
정신없이..
아무튼 잠잠해지면 한달이고 있다가 들어갈 생각이었는데
아무래도 그런 상황이 될 것 같지 않네요
그렇다면 될 수 있으면 그래도 빨리 연락 드리는 게 좋을 듯 싶어서 멜 드려여..
4월쯤에 들어갈 계획이긴 한데 그것도 명확치 않고, 또 야칭을 계속 내기도 그렇고..
방 정리 부탁드릴게요.
tv랑 세탁기 등 살림살이도 정리 못했는데..
아무튼 부탁드려여..
--------------------------------------------------------------------------------------------

(위의 내용은 손님이 보낸 메일 원본이며, 빨간색은 제가 칠 했습니다.

그리고 저희 사무실은, 정기휴일 없이 일하고 있어 전화를 안받을리 없는데,,, 지금도 의문,,, ;;;)

 

 

메일을 읽는 처음엔,,, 절 걱정하는 너무도 고마운 손님이라 감동을 하며 한줄 한줄 읽어 내려가는데,,,

마지막에,,, 띠용~ 망치로 머리를 한대 얻어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

 

이 손님은, 부동산이 심부름센터쯤 되는 줄 알고 계신것 같았습니다.

[방 정리 부탁드릴게요.]

이 한마디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

저더러 방을 치워 달랍니다. 집에 살림(가전, 가구 포함) 그대로 두고온,,, 그 집을 저더러 치워 달라십니다.

정말,,, 헐~

 

다~~~ 이해 합니다.

지진의 충격, 무서운 마음, 부모님의 성화,,, 저도 똑같이 겪은거라서,,, 다~~~~~~~ 이해 합니다.

하지만,,, 저 마지막 세줄은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지,,,ㅠㅠ

 

네,,, 치워 드릴수도 있죠!!

손님들중에는 홀연단신, 혼자이신 분들이 많아 집을구하면서 친해진 손님들이 어려운일 있을때마다 SOS를 청해 옵니다.

제가 도와드릴수 있는거면, 회사직원 신분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도와드리도록 최대한 노력합니다.

저 하나만 의지한다는데, 그걸 어떻게 거절 하나요!! ^^;;

하지만,

이건 좀 아니잖아요!! ㅠㅠ

 

답변으로,,, 간단한 인사와 함께,,,

해약을 하는건지 정확히 얘기 해달라고 했습니다.  

해약을 하는거면,,, 해약은 1개월전 보고이므로 오늘부터 1개월 야칭이 발생한다는 내용과(이건 계약 내용을 따르는거니 이해해달라는 말도 빠트리지 않았죠!!)

집에 남겨놓은 가전, 가구는 별도 처리비용이 발생할거라 했습니다.

 

그랬더니 두번째 메일이 왔습니다. (이게 마지막 메일이 되었고, 두번다시 대꾸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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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해약맞구요
죄송하지만 1개월전 통보는 천재지변으로 어쩔수없이 벌어진일이고 제가 고의적으로 그런 것두 아니고 솔직히 저야말로 손해가 큽니다 부동산에 초기비용만 22만넘게쓰고 티비 세탁기 무선랜까지 5만엔 넘게 썼고 당연히 저는 1년이상 살것으로 예상하고 투자한 거구요 당연히 보름도 못 써서 새것이구요 한달도 못사면서 한화 오백만원 이상 들었으니 정말 저야말루 속상하구억울하구요 솔직히 돈뿐아니고 돌아와서도 몸이너무 안좋고 떨려서 병원다니는 중인데 최대한 빨리 알려드리려고 연락드린거구한건데요 야칭이랑 처리비용 얘기하시면 섭섭하네요 솔직히말해서 그냥 나몰라라 할 수도 있는 상황이거나 오히려 계약금반환이나 천재지변관련보험청구도 하는경우도 있을듯 싶네요 아무튼 저는 최대한 좋게 말씀드린거구요 혹시 하실말씀 있으면 010XXXXXXXX로연락주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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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메일을 받았을땐,,, 앞이 깜깜해 지더군요!! ㅠㅠ

이걸 어떻게 손님을 설득을 해야하나,,,이걸 어떻게 본사에 알려야하나,,, -.-

 

손님이 저렇게 말씀하시는 기분은 십분, 백분 이해합니다만,,,

 

집주인 입장에서도,,, 지진은 천재지변이며, 집주인이 고의로 그런것도 아니고, 집을 2년 계약으로 빌려줬더니 한달도 안되서 퇴실을 하는데 퇴실신청 1개월전 보고만 하면 위약금 없다는데도 1개월전 보고를 지켜주지 않고, 더군다나 집에 살림을 하나도 안치우고 그냥 가셨으니 다음 손님 바로 넣을 수도 없고,,,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 아니겠습니까?? ㅠㅠ

 

부동산에 초기비용 22만엔 넘게 썼다고 하시는데,,, 부동산은 중개수수료 5만엔 수입만 있었고,,, 나머진 화재보험, 열쇠교환비, 보증회사 이용료, 첫달 야칭으로 본인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금액만 내셨으면서,,,ㅠㅠ 부동산이 22만엔을 꿀꺽하신것처럼 말씀하시고,,,

 

티비, 세탁기, 무선랜 등등 1년이상 살것으로 예상하고 투자한것도 본인 위해서 한화 500만원 투자하신거면서,,, 제가 지진을 일으킨 범인도 아니고,,,ㅠㅠ 억울하고 속상한건 같은 맘인것을,,,

 

거기다,,, 결국은 전화 한번 안 받으시고, 메일 다 무시하시고,,, 나몰라라 하셨으면서,,,

 

내가 회사에서 얼마나 들들 볶기고, 혼나고, 일처리 못한다고 구박 받았는데,,, 난 어디가서 호소해야 하는건지,,,ㅠㅠ

 

우리회사는 집주인에게 볶기고, 나는 울 회사에 볶기고,,, 거기다 울 본사 보증회사 이용한 손님이어서 보증회사에서도 뭐라 하시고,,, ㅠㅠ

나는 완전 쌍코피 터지도록 들들 볶기고,,,

 

얼마전에 경고문 발송을 하라는 지시가 있어 경고문을 한국 집으로 발송 했더니,,,

이분 어머님이 흥분을 하시며 전화를 주셨습니다.

억울하고, 속상해서 일본가는 사람 있으면, 이치이 부동산 이용하지 말라고 할거라며 뭐라 하시더군요!!

 

누굴 탓하겠습니까?? (얄미운 지진!! ㅠㅠ)

제가 담당했던 손님이니,,, 제 잘못인거죠!!

설득하나 제대로 못하는 제가 바보 멍충이 인거죠!!

 

 

부동산에서 일하면서,,,

참 좋은 손님!! 참 별루인 손님!! 참 재밌는 손님!! 참 예의바른 손님!! 참 재멋대로인 손님!!,,, 등등등

많은 많은 많~은 손님들을 대해왔지만,,,

절 가장 힘들게 했던 L씨,,,

집 상담 하실때나, 계약 하실 때,,, 재밌게 웃으며 참 좋았는데,,, 정말 지진이 얄밉습니다. ㅠㅠ

 

 

 

 

※ 일본에서 집 찾기 - 일본의 임대 계약에서 꼭 알아두셔야 할 사항

일반임대를 구하시게 되면,,, 일반적으로 2년 보통임대 계약을 하게 됩니다.

2년 계약을 하면, 중도 해약은 불가능하냐?? 그건 아닙니다.

중도해약 가능합니다!!

다만, 퇴실 1개월전 퇴실보고!!

퇴실 1개월 전에만 보고를 해 주시면, 별도 위약금 없이 2년이내 해약 가능합니다.

이건 집주인과 손님의 약속이며, 손님 개인사정으로 급히 퇴실을 하시더라도 퇴실보고 한 날로부터 1개월 야칭이 꼭 발생하게 됩니다.

 

관리회사에 따라서는 퇴실 2개월전 보고가 계약조건으로 들어가 있는 경우도 있으며,

[입주 후, 1년이내 해약시 위약금 얼마~] 라던가의 조건이 있는 집도 있습니다.

 

계약내용을 잘 이해하시고, 본인이 승낙하여 계약서 도장을 찍은 이상,,, 이 약속은 유효하며,

꼭 지키셔야 합니다.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