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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이야기♡

[은땅의 게스트하우스 일화] 일본인 룸에이트와 테루테루 보-즈 (テルテルボーズ : 照る照る坊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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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비가 추적추적 내립니다. ^^
비가 내리는 날이 길어지다 보니~
옛 생각에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음을,,,^^
ㅋㅋㅋㅋㅋㅋㅋㅋ
 
 
 
 
일본 처음 왔던 해,,,
게스트하우스에 입주를 하게 된 적이 있습니다.
 
1인실은 집세(야칭)이 비싸서
2인실에 입주를 하게 되었는데요~ ^^;;
 
당시 제가 입주할 방에 저보다 먼저 입주해 있던 친구가 일본인이었어요!!!
 
전,,, 일본인이 룸메이트라는 사실에 쾌재를 부르며~ ^^;;
일본인 친구가 생긴다는 기대감에, 사이좋게 지내길 다짐했습니다만,
그게,,,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더라고요~ ㅎㅎㅎ;;;
 
일본인 룸메이트와 처음 한동안은 같이 밥도 먹고,
저의 학교에서 있었던 일, 그 친구의 회사 이야기 등으로
밤새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하고,
 
함께 마츠리도 놀러 가고 참 행복하기만 한 시간도 있었습니다만,
 
부모님 도움 없이 혼자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발버둥 치던 저는
당시 알바를,,, 많은 날은 하루 3탕도 뛰고 있었습니다. >.<
 
아침 6시~ 9시까지 도시락 집 알바!!!
어학교 오전 수업이 끝나면 13시 30분~ 17시 30분까지 사무실 알바!!
사무실 알바가 끝나면 18시 30분 ~ 11시까지 한국 식당 알바!!!
(쉬는 날을 조절하여 하루 1~2곳의 알바만 한 날이 더 많았습니다~ ㅋ;;)
 
일본인 룸메이트와 틀어지기 시작한 것이,,,
바로 이 과도한 아르바이트 때문이었는데요~ㅠㅠ
 
제가 아침 알바를 가가 위해 새벽 5시 전부터 일어나 부스럭부스럭~
또 저녁 알바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밤 12시 넘어 부스럭부스럭~
 
일반 회사의 OL이었던 룸메 입장에선
숙면을 방해하는 제가 죽도록 미웠을 겁니다. ㅠㅠ
 
일본인 룸메는 처음 한동안은 말을 않고 속으로만 쌓아 두었나 봅니다.
매일매일 쌩쌩 찬바람을 일으키는 룸메를 보면서
저는 영문을 모른 체,,, [내가 뭘 잘못했나?? 왜 저러지??]이렇게 눈치만 봤지요!!
 
한데 어느 날~
이날도 아침 알바 준비로 일찍 일어나 제 책상의 스탠드만 켜고 준비를 하고 있었죠??
(나름 룸메 생각에 큰불 켜는 건 생각도 않았던 시절~ >.<)
 
제가 잠시 화장실을 다녀온 새,,,
룸메가 제 책상의 스탠드를 꺼 버렸더군요!!!
하~ 그때의 그 당황함이란,,, -.-;;
 
그날 저녁 룸메가 말을 하더라고요!!!
[너 땜에 내가 잠을 제대로 자질 못해!! 알바 좀 줄이는 게 어때??] 라구요~


당장 알바를 줄 일 수 있는 게 아니었기에
그날 이후 전 제 방을 두고도 공용 거실로 나와서 화장을 해야 했고,
방에선 최대한 고양이 걸음에, 불빛 한 점 없이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었습니다.
 
그렇게 노력을 해도,,,
한번 틀어진 사이는 좀처럼 회복이 되지 않았고,
딱히 싸워서 문제가 있는 게 아닌,,,
그냥 서먹 서먹,,,
그냥 서로가 미울 뿐인 나날들이
 1년 가까이 지나고 있었습니다. ㅋㅋ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알바가 없어서 일찍 집에 들어온 날이었습니다.
 
저희 방 창가에 하얀 인형이 목이 졸려 걸려 있지 뭡니까??


완전 놀란 저는,,,
저를 미워하는 일본인 룸메가
제 분신 인형을 만들어 목을 졸라매어 놓은 거라 생각을 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하면 너무 웃김!!ㅋㅋ)
 
룸메가 나를 이렇게까지 미워했나?? ㅠㅠ
라며 자책과 함께 겁에 질린 은땅!! (ㅋㅋㅋ)
 
당장 남친에게 전화를 해서 지금 상황을 설명하며
나 무서워서 이 집에서 못 살 것 같다고 질질 짰습니다. ㅠㅠ
그랬더니 남친이 한번 보겠다며 사진 찍어 보내 달라더군요!!!
그래서 무서움을 꾹 참고 사진을 찍어 보내줬더니,,,
바로 전화가 와서 웃겨죽겠다며 낄낄낄낄낄~ 웃는 겁니다!!!
 
@.@??
 
이 무슨 시추에이션??
 
[왜 그래?? 왜 웃어?? 남은 심각한데 왜 웃냐고??]
마구 신경질을 냈더니
남친 왈~
[이거 (테루테루 보-즈テルテルボーズ : 照る照る坊主)라고
비 내리지 말라고 달아 놓은 거야!!!
설마 너 이거 보고 무섭다고 그 난리인 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라고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도(그래 룸메가 날 아무리 미워해도 이 정도는 아니지!!! ㅋ)의 한숨을 내쉬며~
저도 따라 웃었습니다.
 
전 그때까지 테루테루보-즈를 몰랐었기에
하얀 천으로 만든 테루테루 보-즈를 보고 너무 놀랐었더랬죠!!! ㅋ;;;

 

 

비 내리지 말라고 달아두는 인형, 테루테루보즈

인형 만들때 눈, 코, 입 다 그리면 비 온다고 했는데,,, ㅋㅋㅋㅋㅋ

(이렇게 꼭 창가에 걸어 두는데요~ 목에다 줄을 매어 쭈~욱 늘어트린 게,,,좀 섬뜩하지 않나요?? ^^;;)
 
 
 
 테루테루보-즈(テルテルボーズ : 照る照る坊主)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 많이들 만든다고 합니다. ^^
 
특히 꼬맹이들이 소풍, 운동회 등,,,
당일 비가 오지 않길 바라며 만들기도 하지요!! ^^
 
머리가 밑으로 오도록 반대로 달아두면 비가 온다는 속설이 있어
비가 오길 바랄 때는 반대로 매달고
(후레후레 보-즈:降れ降れ坊主, 아메아메 보-즈 : 雨雨坊主) 등으로 부른다고 합니다.
 
알고 나면 재밌는 풍습일 뿐인데,,,^^
아무것도 몰랐던 그 시절 은땅!!!

 
누군가 창가에 테루테루보-즈를 달아 놓아도
여러분은 놀라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