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지난 이야기 입니다.
작년 겨울이 다가오는 12월 초
제 손님과, 손님(따님)이 걱정이 되어 함께 들어오신 어머님
일본집에 조명이 없다는걸 모르시고 입주 후,
조명이 없어서 어쩌면 좋으냐고 전화가 오셨습니다.
요즘은 점점 조명 있는 집이 늘고 있는 추세긴 하지만
전체 집을 보면 조명없는 집이 압도적으로 많지요!! ^^;;
어머님께 일본 집에 조명이 없는 이유를 설명드리고,
어디에서 구입 가능한지도 세세히 말씀드린 후,,,
조명을 잘 사서 달았으리라 잊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갈 무렵
어머님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
조명은 샀으나 천장이 너무 높아 달지를 못하고 있다하십니다. ㅜㅜ
어머님도 따님(손님)도,,, 그리고 저도 키가 도토리 키재기!! ㅠㅠ
(난 조명 5번 달아 본 여자!!! ㅋㅋㅋ 단, 의자 없음 절대 불가능!! ^^;;)
아직 마땅한 가구도 구입하지 못한 상황이라 밟고 올라갈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저희 사무실에 키가 큰 제 후배를 보내 달라고 하십니다. ㅋ
제 후배 키가 173센티 (여자임!! ㅋㅋㅋ)
키가 2미터가 넘는다면 몰라도
아무리 키가 커도, 밟고 올라갈 가구가 하나도 없는 상황에
천장에 조명을 단다는건 굉장히 무리인거죠!!! >.<
사무실 의자를 들고 갈수도 없고,
어떡하지?? 고민 고민 할때
우리 점장님 느닷없이 정수기 물통을 들고 오시더니
이걸 들고 가거라~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걸 들고,
후배 혼자만 보낼 수가 없어
저도 쭐래 쭐래 따라 나섰습니다. ㅋㅋㅋ
다행히도 손님 집이 저희 사무실에서 도보 4분 거리!!
정수기 물통만 믿고
만만하게 봤던 조명달기!!!
물통 높이가 모자라는건 당연하고,,,
밟는 부분이 경사져서 막 미끄러지고,,,
물통 꾸구러지고,,,ㅠㅠ
나는 물통 붙잡고,
어머님은 울 후배 붙잡고,
도저히 안돼서 여행가방도 밟고 올라가보고
(결국 가방 막 찌그러져서 금방 내려옴,,ㅠㅠ)
마지막 수단으로
박스를 찢어 접은 후,
정수기 물통 밑에 두툼히 깔아서
높이를 좀 높인 후
다시 나는 물통 끌어안고,
어머님은 후배를 끌어안고,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조명을 달았습니다.
ㅋㅋㅋㅋㅋ
ㅜ.ㅜ
우리가 달은 조명 (^.^/) 흐믓~
의자 하나만 있었어도 간단히 달 수 있었던 조명을 30분이상 낑낑거리며
후배는 손도 베이고,,,ㅠㅠ
(효진씨,,, 또 말하지만 정말 수고했어!!!)
정말 이처럼 힘겹게 조명 달기는 처음이었습니다. ^^;;
우리의 수고가 어머님 눈에도 보이셨는지
연신, 고맙다, 미안하다 인사를 하시더니
그만 가 보겠다는 우리를
밥 먹고 가라며 붙잡는 겁니다.
(마침 이 때 시간이 12시30분 쯤이었습니다.)
괜찮다며, 신경쓰지 말으시라구 뿌리쳐도,,,
어머님 한사코 붙잡으시며
마땅한 반찬은 없지만,
한국에서 가져 온 김치가 맛있게 익었으니
밥 한술 뜨고 가라고 붙잡는 겁니다. ^^
우리가 돌아서 갈새라,,,
분주히 밥상을 준비하시는 어머님~ ^^;;
한국에서 만들어 오신 밑반찬과 잘 익은 김치를 푸짐히 내놓으시며
먹을게 없어 미안하시다 하셨습니다.
하지만
저와 후배는
이렇게 잘 익은 집 김치도 너무 오랜만이고,
무말랭이 무침도 너무 오랜만이고,
호두 멸치 콩 조림도 너무 너무 오랜만이라
진수성찬처럼 느껴 졌습니다.
(잡곡밥도 오랜만,,,ㅋㅋㅋ)
잘 익은 김치가 어찌나 맛있던지
저 수북한 밥을 뚝딱 먹어 치웠습니다. *^^*
밥도, 반찬도 조금도 남김없이 싹~ 싹~ ^^
우리가 먹고 있을 동안
어머님은 옆에 같이 앉으셔서
이런 저런 한국 이야기도 들려주시고,
저희들의 일본이야기도 들어주시고,
ㅋㅋㅋ
조명은 쬐금 힘겹게 달았지만,
어머님의 마음을 담은 밥상을 받아
그 어느 날 보다 배가 부른 하루 였습니다.
*^^*
예전 아이폰 사진을 정리하다
이제서야 이 사진을 발견하고,
조금 지나버린 이야기를,
살짝 꺼내 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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