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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땅 이야기♡

엄마 자격증 불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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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마루는 642일

 

내가 복귀하면서 우리 마루는 보육원을 다니게 됐고,

보육원 다닌지 3일째 날 부터 시작된 콧물은,,, 벌써 반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멈추지 않고 있다. ㅠㅠ

 

지난 4월부터 시작된 마루와 나의 병원 나들이는 지겹도록 지겹도록 끝이 안나고,

근무중에 툭하면 걸려오던 보육원의 전화 또한 줄지 않고,

난 어제도 아래도 마루가 아파서 회사를 쉬었다. ㅠㅠ

 

한달에 많으면 4번, 적으면 2번 꼬박 꼬박 열이나고,

10월과 11월엔 일주일에 한번씩 꼬박꼬박 열이나고 있다.

 

처음 열이 날땐, 남들 다 한번씩 겪는거니까 대수롭지 않았지만,

그게 두번이 되고, 세번이 되고, 셀 수 없이 많아지니 덜컥 겁이 났다.

 

처음 동네 소아과에서 피 검사를 했을때, 백혈구수치가 2만을 넘겨 날 멘붕을 만들고,

두번째에서도 1만6천,,, 절대 적은 수치가 아니기에 마루아빠랑 나는 밤새 울었다. 이게 뭔일인가 싶어 무섭고 두려웠다.

소아과 선생님도 걱정되니 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하는게 어떻겠냐며 권하시니, 나는 더 무서워졌다. ㅠㅠ

우리 마루 어떻게 되면 어쩌나? 정말 가슴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는 하루하루였다. ㅠㅠ

어디 말도 못하고, 저녁마다 마루를 재우며 나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수 없었다.

 

큰병원에 가서 검사를 했다.
모두 정상이라고는 했지만, 좀 더 자세한 검사를 해 보자신다.

일단 안심하며,

마루가 왜 이리 자주 아픈지 원인을 찾아야하니 당연 정밀검사도 의뢰했다.

그리고 그 검사 결과를 엊그제 들을 수 있었다.

 

자세한 전문용어는 잘 모르지만,

간단히 말하면,

우리 마루는,,, 타고나길 면역이 부족한 애기였던거다. ㅠㅠ

이렇게 면역이 부족한 애기를 보육원에 보내놨으니, 병을 달고 살 수 밖에 없었던거다.
(그러고보면 우리 마루는 그 짧은 인생중에 수족구, 노로, 아데노, 헤루팡기나, 중이염 다 걸렸었고, 병명없는 감기는 아주 달고 산다. ㅠㅠ)

 

집에서 조심 조심 키워도 남들보다 병치레를 많이 할 수 밖에 없는 마루인데,,,

난,,,

뭐그리 잘난 일 한다고, 이 조그만한 애기를 보육원에 맡겨 그리도 힘겹게 만든걸까? ㅠㅠ

우리 마루가 내가 아닌 다른 엄마 밑에 있었다면 이리 힘들지 않았을텐데, 내가 너무 못난 엄마가 된 것 같아 또 울고 울고 울고~

 

내가 내 속으로 자식을 낳기 전엔,,,

자식땜에 가슴이 찢어진다는게 어떤건지 몰랐었다.

그런 내가 지금은,

내 속으로 낳은 자식이 아파서 가슴이 찢어질듯 아프다. 가슴이 찢어진다는게 이런거구나~ 정말 가슴이 찢어진다. ㅠㅠ

 

가슴이 찢어지게 아프다면서도,

당장 일을 그만두지도 못하는 내가 너무 비겁하고, 냉정한 엄마같아 또 가슴이 찢어진다.

 

우리 마루는 지난 주 중이염 수술을 했다.

죽는다고 울었다. ㅠㅠ

땀이 범벅이 되도록 울었다.

한데, 남은 한쪽도 수술을 해야할것 같단다.  ㅠㅠ

코가 맨날 크렁크렁 거리더니, 결국 부비강염(?)에 걸려 눈으로 코가 나오고 있다.

아침에 일어날 때면 눈꼽이 꽉 껴서 눈도 못뜬다.

눈꼽을 떼어 주려고 물수건을 대면 또 싫다고 울고 불고,,, 떠지지도 않는 눈틈으로 닭똥같은 눈물을 흘린다.

코가 꽉 막혀 이걸 또 내가 흡입을 해줘야하는데, 이것도 싫다고 자지러진다.

뻔히 알기에 못움직이게 마루 몸에 올라타서 내 두 무릎으로 마루 머리를 고정시키고 코를 흡입하면

꼼짝못한체 싫다고 집이 떠나가라 울어대는 마루를 보며

나는 속으로 눈물을 삼킨다. ㅠㅠ

 

마루가 싫어 하는건 나도 하기 싫다.

너무 이쁜 내 새끼, 그저 웃는 얼굴만 보고 싶은데,,, ㅠㅠ

 

 

이렇게 마루를 힘들게 하는건

결국은 다 내가 못나서인거다. ㅠㅠ

 

내가 태교를 좀 잘 했다면, 우리 마루가 이렇게 면역이 약한애기가 안되었을지도 모르는건데,,,

면역이 약한 애기라도 내가 집에서 잘 돌봐 준다면 이렇게 오만가지 병에 다 걸리지는 않았을텐데,,,

 

 

 

 

오늘 아침엔

팅팅부은 얼굴로 앉아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는 마루에게 사과 한쪽을 건넸다.

받아 들고, 한참을 먹지 않고 있다.

집을 나설 시간인데도 사과를 쥐고만 있다.

그만 놓고 나가자고 해도 결국 들고 나온다.

그냥 들고있게 해도 되는데,

난 또 그걸 못 보고, 손에 든 사과를 뺏어버렸다.

그 때 부터 울고불고 집 앞 길바닥에 드러누워 운다.

또 그게 못마땅한 나는 마루를 들고 집으로 와서 야단을 쳤다.

당연 마루는 더 크게 운다.

속상한 나는 문을 닫고 나와버렸다.

집안에 혼자 남은 마루는 죽는다고 운다.

출근시간은 자꾸 늦어지는데, 이녀석은 나서려고 안하고 울기만 하니 나도 미쳤지,,, 거기서 애한테 또 뭐라 한거다.

결국은 10여분간의 실랑이를 끝내고, 마루를 꼭 안아주었다.

내가 꼭 안아주자 흐느끼기도 진정이 되었다.

그때부터 난 또 자책하기 시작인거다. 뻔한 결말을 알면서도 내 감정에 치우쳐 결국 마루를 울게 만들었다는 자책,,,ㅠㅠ

마루는 내가 아니어도 울일이 많은데,,, 오늘 저녁 병원에 가서 또 울어야 하고, 내가 코를 흡입할때마다 울어야하고,,, 그렇게 울일이 많은 마루인데

나까지 보태기를 했던거다. ㅠㅠ

보육원에 들여보내고 그래도 맘이 아파서 마루를 불렀다. 그리고 손으로 탓치!!를 하고 포옹도 하고, 뽀뽀까지 했지만

이 불편한 맘은 줄어들지 않았다.

 

오늘 저녁 두배 더 안아주고, 두배 더 놀아주고, 두배 더 웃게 해 주리라 다징을 해 본다.

 

 

 

만약 세상에 엄마 자격시험이라는게 있다면,

아마 난 불합격을 할 것 같다. ㅠㅠ

 

사랑하는 우리 아가 마루야~~~

엄마가 많이 미안하고, 미안해~

하지만 우리 마루 세상에서 젤루 많이 사랑해~
우리 마루가 더 많이 웃을 수 있도록 엄마가 많이 많이 노력할께~

사랑해. ^^